15만원짜리 사진

스마트폰 뽁을 잘 끼워 들고 다니다가 왠일로 음료값을 내겠다며 뽁을 빼고 매끈한 카드를 폰케이스에 넣어 들고 길을 나섰다가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는 순간에 지난 달 마침 기계값 할부가 종료된 아이폰을 길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다행히 전면부 유리는 보호필름이 있어서 괜찮았고 다른 기능들도 다 정상인데 카메라만 먹통이었다. 카메라 어플에서 화면이 까맣게 보이고 셔터가 눌러지지 않는 상태인 걸 보니 아무래도 낙상하면서 후방 카메라에 충격이 있었던 것 같다. 주말에 뭐라도 하려면 카메라는 꼭 필요한 상황이라 부랴부랴 사무실 근처 수리점에 갔더니 쿨하게 후방 카메라 교체하시라며 정품 교체 15만원이라고 쿨하게 말씀하시길래 쓰린 속을 달래며 10분만에 교체받아 들고 나왔다. 그러고 보니 요즘 일상은 카메라가 없으면 의미없는 작업이 다반사라, 차라리 전화나 메시지 기능이 고장이었으면 급하지 않았을텐데 제일 중요한 카메라가 작동이 안되는 것은 매우 큰 일이었다. 리퍼로 교체할 것 같으면 데이터 백업을 해야 할 것이고, 일반 수리를 해도 데이터 백업해야 하면 번거로울 것 같아서 걱정이 앞섰으나 수리점에 방문하니 카메라만 교체하면 되는 상황이라 별 다른 작업 없이 간단하게 교체할 수 있었고, 그 짧은 순간에 15만원을 계좌이체하고 나니 섭섭하기도 했다. 

수리점 가는 길에 보인 화단의 수국을 교체된 후방 카메라 확인용으로 신난다며 촬영하고 터덜터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당분간은 새 모델 교체에 욕심부리지 않고 여전히 세븐 플러스를 열심히 사용하게 될 것 같다. 카메라도 수리한 김에 색연필 작업도 꾸역꾸역 아주 조금 진도가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