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여의도 김밥 맛집 : 마녀김밥

d0u0p 2018. 10. 11. 20:02
728x90
반응형

늘 직장인 점심으로 말머리를 달았지만, 마녀김밥은 아직 점심시간에 들러본 적이 없다. 애초에 발길을 들여 놓게 된 이유는 이 입간판이었다. 방송은 본 적이 없어서 몰랐고, 이영자 맛집 간판을 보았을 때, 와! 맛집이구나라는 기쁜 마음이 되지는 않았지만, 호기심이 발동하기는 했다. 몇 일 지나 들어가서 김밥을 사 먹고 나서는 간판 없었으면 몰랐을 뻔 했지 뭐냐며 긍정적인 마음이 되었다. 

맛집 주인 어르신들, 간판 꼭 세워주십시오.

일단 전지적 참견시점에서 김밥이 나온 장면을 못 봤으니 전혀 아는 바가 없었고, 그 프로그램에서 영자맛지도가 종종 등장하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영자님은 무슨 음식이든 다 맛있게 잘 먹는 타입일 것 같고 특정 음식은 분명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내용의 간판을 보아도 심드렁했던 것 같다. 집에 가는 길에 들러서 새로 나온 핫도그김밥과 기본 마녀김밥을 포장해서 들고 갔는데, 팀장님 의견도 마찬가지이지만 마녀김밥에는 바삭하게 튀긴 맛살이 들어가는데, 이 것이 바삭할 때 재빨리 먹는 편이 훨씬 맛이 있다. 즉, 포장해서 집에 도착했을 때에는 한 김 식어서 겉의 김 역시 눅눅한데, 속 맛살 역시 눅눅한 상태라서 맛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로 나왔다는 핫도그 김밥은 전에 로봇김밥에서 먹었던 독일소세지 김밥이 생각나서 함께 포장했었는데, 식어서 그랬는지 짜게 먹는 내게도 조금 짠 느낌이었다. 더 이상한 것은 케찹을 함께 드시라고 주시길래 케찹을 찍었더니 짠 맛이 가셨다는 점이다. 새콤한 토마토 케찹이 짠 맛을 중화시킨 것인가?! 

그래도, 다른 김밥 메뉴가 많으니 핫도그 김밥을 다시 먹지 않는다고 해도 큰일 나지는 않을 것 같으니 일단 다른 김밥을 먹기로 했다. 특히 내 입맛에 제일 잘 맞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고추김밥이다. 고소한 멸치와 매콤한 청양고추 조각이 함께 들어 있는, 지금 생각해도 침 넘어가는 그 맛이 좋다. 

점심시간에 들러본 적이 없는 이유는 매장이 일단 협소해서 좌석이 넉넉치 않다는 것을 미리 확인했고, 포장손님과 매장손님이 어우러져 혼잡할 것이 뻔했고, 포장 역시 미리 전화주문하고 시간 맞춰 받아가시는 편이 좋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혼잡할 것 같았다. 게다가 점심으로 무조건 밥만 먹겠다 선언하신 아재직장인이 점심멤버이며, 팀장님 역시 라면은 안 좋아하시기 때문에 앞으로도 아마 계속 간편한 저녁식사를 위해 들르게 될 것 같다. 라면 먹고 싶어요, 팀장님!

처음 포장해서 집에 들고 갔던 날 친구들에게 자랑했더니, 줄도 긴 집에서 어떻게 김밥을 샀냐길래 의아했었다. 저녁에 가니까 한가하던데 무슨 소리냐며 검색을 해보니 원래 신사동에 있는 본점은 점심이고 저녁이고 줄이 길고 늘 대기를 해야 먹을 수 있다는 것 같고, 김원효 심진화 부부가 거의 애원하다시피해서 마녀김밥 분점을 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런데 그 부부의 김밥집이 여의도점이라는 걸 전혀 연관짓지 못하였고 워낙 프랜차이즈 김밥집이 많으니까 여러 군데에 있어서 여의도는 적당히 한가한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어느 날 김밥 사러 갔더니 김원효님이 카운터에 뙇 서계셔가지고 그 지점이 여기였다고 그제야 알게 되었다. 

조카들에게 연예인이랑 사진찍었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김밥 주문하면서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 묻고 기념사진도 신나게 찍고 매콤한 김밥 한 줄 들고 신나게 돌아왔다. 조카들은 개콘을 안봐서 누구인지 잘 몰라서 심드렁했지만 사실 연예인이랑 사진 처음 찍어 봐서 신났었다. 매일은 아니고 어쩌다 한 번씩 오시는 듯 한데, 사실 매일 계셔도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다이어트 성공하신 심진화님이 사실 더 보고 싶긴 했는데 안오시냐고 물어볼 걸 그랬다. 저녁에 간단하게 맛있는 김밥 먹을 수 있게 가까운 곳에 분점 차려 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라도 드려야 할 것 같다. 바른김밥도 근처에 있기는 한데 아직 가 보지 않았다. 지난 주에 파주 아울렛에 갔더니 바른김밥 인기에 어마마마님이 깜짝 놀라 하시긴 했는데, 판교에서도 처음엔 인기가 많았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고 게다가 자주 먹었더니 딱히 더 생각나는 맛도 아니고, 그 뭐였더라 뉴스에 가끔 프랜차이즈 사업 관련해서 안 좋은 이야기도 있었고 해서 발길이 잘 닿지 않게 되었다. 어마마마님께 인기김밥집이니 드셔 보시라고 한 번은 포장해다 드려 보긴 해야겠다. 

뭐, 한국은 어딜 가도 김밥 한 줄 정도는 쉽고 편하게 사 먹을 수 있는 천국같은 곳이지만 그래도 그 중에 또 맛있는 김밥집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라 가까운 곳에 맛있는 김밥집이 있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나중에 이사할 때 꼭 확인할 항목으로 챙겨 두어야겠다. 맛있는 중국집과 김밥집은 꼭 끼고 있는 곳으로 이사하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