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내 입에 맞는 즉석 떡볶이를 찾아서, 모퉁이네와 오락, 우연히 만난 즉떡112, 현선이네 프리미엄, 크레이지 후라이까지

d0u0p 2024. 5. 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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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 떡볶이가 먹고 싶으면 순회 공연하듯이 이쪽 저쪽 돌아가며 먹었는데, 그러다가 어쩌다 우연히 들어가 먹었던 즉떡 112와 원래 먹던 기본 떡볶이만 찾아 먹던 현선이네 프리미엄에서 또 다른 즉석떡볶이를 먹게 되었던 바, 갑자기 즉석 떡볶이의 표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어졌다. 
맛은 딱히 그 어느 집이 더 맛있다고 하기에는 애매한데, 기본 즉석떡볶이를 주문했을 때 구성되는 재료나 가격이 제각각이라 일단 비교나 한 번 해 본다. 

언제나 늘 자연스럽게 찾아갔던 오락 즉석떡볶이 2인 세트 A 19,000원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더 자주 갈 수 있다. 가격이 예전보다 오르긴 했는데 2인 세트 A 구성은 떡 2인분+김말이1+야끼만두1+계란1+어묵+라면사리+쫄면사리+양배추+대파+볶음밥까지라 든든히 먹을 수 있다. 
볶음밥을 빼고 떡1인분+치즈쌀떡1인분으로 변경 구성되는 세트B는 17,500원이지만 밥 좋아하시는 팀장님 덕에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매운 단계는 3단계까지 요청할 수 있는데, 별도의 요청이 없으면 그저 달콤한 순한 맛으로 주신다. 오랜만에 신라면 정도의 맵기 수준인 1단계 매운맛으로 먹었다. 2단계까지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맵찔팀장님과 함께 먹으려면 어쩔 수 없다. 야끼만두와 김말이, 달걀까지 반으로 갈라 먹어야 하지만 면사리도 충분하고 볶음밥까지 먹고 나면 배는 푸르다. 양배추도 많지도 적지도 않은데 큼직하게 썰어 넣어 그런지 양배추를 먹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는 한다. 그에 비해 현선이네 프리미엄은 양배추가 분명 존재하지만 먹으면서 존재감을 찾기 어려웠다. 자르는 방법이 문제일까, 두꺼운 대를 포함하지 않아서일까, 그냥 양이 부족한 것일까, 그런 세세한 차이까지는 모르겠다. 

 

칼칼한 매운 맛과 향긋한 깻잎이 좋은 모퉁이네 즉석떡볶이 2인 15,800원

볶음밥은 2,500원 내면 추가할 수 있다. 볶음밥까지 계산하면 18,300원이라 오락보다 저렴하지만, 희한하게도 모퉁이네에서는 떡볶이까지만 먹고 밥은 볶아 먹지 않는다. 그야, 오락은 세트 메뉴만 구성되어 있고 모퉁이네는 추가 주문을 하게 되어 있긴 한데 양도 약간 차이는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모퉁이네에서는 떡볶이를 다 먹고 나면 꽤 든든해서 굳이 밥까지 먹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래서 언제나 늘 과감하게 볶음밥을 포기한다. 

모퉁이네 즉석떡볶이에는 달걀2+야끼만두2+토실토실한어묵+라면사리+쫄면사리+양배추+깻잎과 홍고추가 들어 있다. 통통한 어묵도 맛있고, 깻잎도 좋고 은근히 칼칼한 매운 맛도 좋다. 맛과 양, 가격까지 삼박자가 맞으니 문전성시를 이룬다. 점심 시간에 때맞춰 먹기 어렵다. 

2024.02.29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혼밥 아닐 때 꼭 즐겨야 하는 모퉁이네 즉석떡볶이와 송탄 부대찌개

 

여의도 직장인 점심 : 혼밥 아닐 때 꼭 즐겨야 하는 모퉁이네 즉석떡볶이와 송탄 부대찌개

언제나 줄이 긴 모퉁이네 즉석 떡볶이, 깻잎 떡볶이 (2인) 15,800원 깻잎이 푸짐하게 올라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줄을 서서 먹을만 하다. 볶음밥까지 추가 주문해서 배 부르게 먹을 수는 있지만,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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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맘 먹고 가야하고, 여름에는 정말 더위와 싸우면서 먹어야 해서 더 어렵지만 다른 즉석 떡볶이들보다 가장 덜 달고 칼칼한데다가 깻잎까지 금상첨화라 최애로 꼽을 수 있겠다. 

동사무소 찾아 삼만리했던 날, 지나가면서 우연히 눈에 걸리는 간판을 보고 냉큼 들어가서 먹고 나왔다. 

즉떡112, 1인분 7,500원

  • 떡 + 채소 + 어묵 + 라면 + 쫄면 + 달걀 (1인1달걀) 7,500원
  • 달걀볶음밥 4,000원 / 치즈볶음밥 4,500원
  • 떡 1,500원 / 어묵 1,500원 / 쫄면 1,500원 / 라면1개 1,000원 / 라면1/2개 500원 / 달걀 500원 / 채소 2,000원 / 만두 500원 / 수제 김말이 1,500원
  • 우삼겹 5,000원 / 순살닭튀김 5,000원 / 엔젤헤어치즈 2.500원 / 넙적당면 2,000원 

즉떡 112의 즉석떡볶이에는 우삼겹을 추가하는게 정석일 것 같이 숙주가 푸짐하게 올라가 있었다. 이 정도면 그 날 그날 어떤 채소가 먹고 싶으냐에 따라 즉석떡볶이집을 선택적으로 찾아 다녀도 되겠다 싶었다. 

처음 방문한 집이니까 달걀 볶음밥도 추가했다. 우삼겹을 추가했으면 영양소도 골고루 섭취할 수 있어서 좋았을텐데, 하필이면 우삼겹이라 주문하지 않았다. 그냥 개인 취향의 차이겠지만, 그 소 기름에서 나는 냄새가 싫다. 모퉁이네에도 우삽겹을 추가할 수 있지만 한 번도 추가하지 않았다. 

날치알이 콩콩 박혀 있고 달걀까지 추가로 들어간 계란 볶음밥은 적당히 고소했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점심 식사를 마무리하기 좋았다. 떡볶이 구성에 김말이와 만두가 빠져 있으니 밥까지 잘 넘어갔던 것 같기도 하다. 한 달 쯤 지나서 그런가 매운 맛의 강도를 선택할 수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정도 매웠는지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다녀와야겠다. 

 

가장 비쌀 뻔 했던 현선이네 프리미엄 중간맛 즉석떡볶이 2인 20,000

정말 화끈하게 매운 맛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매운 맛으로 덜컥 볶아 드실 수 있겠지만, 여러 번 시도해 보았으나 현선이네 떡볶이의 매운 맛은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늘 그렇듯이 중간 맛으로 선택하고 처음으로 즉석떡볶이를 주문해 보았다. 늘 일반 떡볶이만 먹었는데 즉석떡볶이 메뉴가 생긴 이후로 즉석 떡볶이를 주문해 먹기는 처음이었다.

국물이 많아서인지 재료가 부족해 보이는 느낌이 있었다. 달걀2, 만두 4, 양배추, 쫄면, 떡, 대파가 들어 있었는데 아무래도 라면이나 볶음밥, 김말이가 없으니 섭섭했다. 만두 네 개보다는 만두 두 개와 김말이였으면 좋을 뻔 했다.  

현선이네 떡볶이 중간 맛 주문하면 먹을 수 있는 맛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인지 색다른 메뉴로 바뀐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색다르다는 느낌보다는 같은 떡볶이를 돈을 더 내고 먹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반 떡볶이에 김말이와 순대, 김밥을 추가해서 먹는 편이 오히려 더 저렴하게 잘 차려 먹는 느낌일 것 같다. 

크게 부족할 것 없는 재료 구성이지만 미세하게 부족한데 오히려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불편했다. 아무래도 임대료가 높은 자리에 있어서 그렇겠지 넘겨짚어 본다. 중간 맛 떡볶이 생각하니 침 고인다. 내일 저녁에 포장하러 가야겠다. 

아직 살아 있는 크레이지 후라이 황제 김말이 떡볶이 2인 22,000원

디스트릭트 와이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에는 신세계 같았는데, 그 어마무시한 경쟁 속에서 살아 남은 식당이 몇 없어서 아주 가끔 들를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곤 했다. 전후좌우 식당이 모두 꾸준히 문을 닫고 꾸준히 새롭게 문을 여는데 크레이지 후라이는 아직까지 꿋꿋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더 깜짝 놀랐다. 

다양한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 있어서 처음 생겼을 때 호기심에 몇 번 갔었는데 희한하게도 자주 들를 수는 없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셋이 먹으면 황제 김말이 떡볶이에 볶음밥 추가해서 든든하게 딱 먹기 좋기는 한데 둘이 먹기에는 양이 또 넘치게 많아서 그러지 않았나 싶다. 

  • 황제김말이 즉석떡볶이 22,000원
  • 대패삼겹살 즉석떡볶이 23,000원
  • 차돌 즉석떡볶이 24,500원
  • 통오징어 즉석떡볶이 24,500원
  • 황제돈까스 즉석떡볶이 24,500원

메뉴를 정리하다 보니 확실히 간단한 분식과는 거리가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점점 멀어졌나보다. 굳이 벽에 있던 황제 김말이 즉석떡볶이 사진과 실제 황제 김말이 즉석떡볶이를 비교해 보고 싶어서 사진에 담아 봤는데, 달걀은 원래 반동강이 맞지만 파와 깻잎은 너무 부족했다. 채소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으니 그 또한 이해 못할 일은 아니지만 왠지 딱 한 장 썰어 넣었을 것 같은 깻잎의 양이 참으로 섭섭했다. 

김 값도 엄청 올랐다던데, 김말이도 더 이상 못 먹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이름에 걸맞게 두툼한 김말이라 둘이서 다 못 먹을 정도였다. 볶음밥을 추가할 수 있었지만 이미 품절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었고, 품절이 아니었더라도 밥까지는 먹을 수 없었다. 다른 식당들보다 확실히 푸짐하기는 했다. 다만 단 맛도 강하고, 뭔가 조화를 부렸을 법한 양념이 금방 진득해졌는데 그 진득함이 조금 과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진득함이 너무 인위적이라 밥을 개어 섞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점심 메이트가 최대 2인이라 영영 또 못 갈 느낌적인 느낌이 있지만, 그 자리에서 끝까지 꼭 잘 살아남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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