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냄새가 싫고, 장어의 느끼함이 싫으면서도 마늘과 생강을 함께 넣어 쌈 채소에 싸 먹는 그 맛이 좋아 고기나 장어를 먹는 내게는 마늘을 한 움큼 넣어주는 회 덮밥이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그동안은 본가스시가 백화점 지하 식당가에 있으니 다른데보다 맛있으면 얼마나 더 맛있겠나 싶어서 외면하고 있었는데 포장해서 가져 온 그릇을 열어 보니 소복하게 갈린 생마늘이 회 덮밥 한켠에서 존재를 뽐내고 있어 너무 반가웠다. 마늘이 있느냐 없느냐가 제일 큰 관심사이기도 했다.
아주 오래 전 어느 백화점 식당가에서 활어회 덮밥을 먹고는 그때부터 초장 맛만 가득한 회덮밥보다 알싸한 마늘이 들어간 회덮밥이 더 맛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 식당이 문을 닫고 난 뒤에는 마늘이 들어간 회덮밥을 먹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최근에 회덮밥을 먹으면서 적당히 먹을만하다고 생각했던 오복수산이나 권초밥에서도 아쉬웠던 것이 생마늘이었다. 가끔은 그냥 마늘 좀 주실 수 있냐고 물어보고싶기도 하지만, 뭐 전체 맛을 만들어내는 것은 요리를 만들어 내시는 분의 고유 권한이니 굳이 양념을 더 찾는 것도 실례일 수 있으니 그냥 먹는다. 아쉽긴 하지만 순한 맛이라고 생각하면 잘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마늘이 듬뿍 들어간 회덮밥을 찾았다.
2020.06.24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낯선 식당 도전하기, 일식과 일식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식당들
더현대서울 본가스시 메뉴
- 만족스시세트 20pcs 33,000원
- 실속스시세트 10pcs 20,000원
- 모듬활어회 덮밥 15,000원
- 민물장어 덮밥 16,000원
- 장어송이 덮밥 18,000원
- 연어회 덮밥 12,000원
- 참치회 덮밥 12,000원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메뉴는 이렇지만, 매장에 직접 가면 스페셜 메뉴가 또 따로 있었다. 남도 비빔밥이었나, 꼬막이 들어가고 양념게장을 함께 비벼 먹는 메뉴였는데 팀장님이 드셨다. 스페셜 메뉴이기도 하고 세일중이기도 했다. 연어나 참치가 들어간 회덮밥과 흰살 생선과 다른 해물로 구성된 모듬활어회덮밥으로 메뉴가 분리되어 있는 것도 좋았다. 연어와 참치는 호불호가 있다고 생각한다. 흰살 생선 말고도 낙지(로 추정되는)가 들어 있었는데 씹는 맛이 너무 좋아서 정말 만족스러운 한 끼였다. 그동안 몰라서 못 먹고 있었다는 게 조금 억울할 지경이랄까, 이제 한 달에 한 번은 꼭 먹어야겠다. 가끔 찰떡같이 입에 맞는 맛있는 점심 한 끼 정도는 먹고 살아야 한다. 잘 먹고 만수무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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