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카메라 백까지 둘러 메고 나섰던 여행이었는데, 아마 삼각대를 고민하다가 안 들고 갔었던 것 같다. 콜로세움과 판테온을 찍은 카메라가 같은 것이었나? 그것도 이제는 기억이 안 난다. 로마는 더웠고, 취향과 약간 거리가 동떨어진 가이드가 좀 힘들어서 친구와 약간 다툼도 있었다. 친구는 우리를 위해 일일 가이드 투어를 준비해 주었는데 그 성의 물론 알지만, 내용도 물론 알찼지만, 뙤약볕에 서서 강의 아닌 강의를 들어야 하는 형식에 약간 실망했었다. 야멸차게 말해서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건 잘못했다. 로마와 이탈리아가 기독교의 역사와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것도 알지만 유난히 지루한 느낌을 받았었다. 야경은 투어 끝나고 다음 날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다시 찍었다. 큰 바디의 DSLR을 들고 나선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