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가 잔뜩 써있는 붓펜을 샀다. 쓰고 있던 붓보다 더 세필이 뭐가 있을까 검색하니 아카시아 붓펜이 나타났고, 안그래도 사무실에서 잠깐씩 먹물을 쓰다 보니 붓도 세척해야 하고 물통도 갈아줘야 해서 불편했으니 극세필에다가 붓펜이기까지 하니 일단 구매를 해 보았다. 먹색과 맑은 먹색, 옥빛 물색, 천년 녹색, 노송나무 껍질색 다섯가지가 들어 있고 먹색은 생각했던 것 보다 진하지 않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옥빛 물색은 흔히 떠오르는 옥빛은 아니고 남색보다 약간 연하면서 아주 깊은 물에서 볼 수 있는 진한 옥빛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천년 녹색이나 노송나무 껍질은 본 적이 없으니 이름 붙이기 나름인가 보다 하고 넘어 가기로 한다. 어차피 일본 사람들이 느끼는 색채 감각은 우리 나라 사람들의 감각과는 사뭇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