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원화라고 해서 꼭 종이 위에 연필과 물감을 사용해서 그려야 한다는 법은 없는 그런 시대가 되었지만, 원화가 따로 있을 것 같고 심지어 원화의 사이즈도 훨씬 클 것만 같은 그림들이 많았는데 전시회장 벽면에 걸려 있는 그림 중에서 물감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품은 많지 않아서 그 점이 아쉬웠다. 서울 시내에서 집과는 정 반대편에 있는 전시장까지 다녀오면 하루 만 보는 채울 수 있겠지 생각하고 운동삼아 다녀왔는데 그 날의 걸음수는 5천보가 채 넘지 않았더랬다. 섹션이 다섯 가지는 더 넘었던 것 같기는 한데 다섯 섹션을 다 돌았는데도 5천보 미만이었다는 건 그만큼 공간이 협소했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될 것 같다. 미로같이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작품에 집중해서 걷다 보면 마지막 세션 쯤에서는 작품이 너무 많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