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가 문제인지 내 손이 문제인지 카메라가 문제인지 고민이다. 핀이 맞은 것 같으면서도 한 가운데만 뿌옇게 보이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 그렇다고 당장 카메라를 바꿀 일은 아니지만 더위 끝에 기운내서 나갔다가 돌아 왔는데 고생만 하고 얻은 게 없어서 다시 의기소침해졌다. 해가 들면 반짝 반짝 아름다워지는데, 그늘에 피어 있는 놈들이 많아서 더 어려웠다. 해를 등지고 한 시간 남짓 앉아 있다가 들어 왔는데 등짝은 알러지로 우둘두툴 난리가 났고, 기이한 동작으로 쭈그리고 앉아 있었더니 몸통 전체 근육이 다 뻐근해서 다음 날은 종일 기어 다녔다. 운동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