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가 자꾸 아침에 잠깐 피었다가 진다더니, 도라지도 갑자기 꽃이 피었다길래 부랴부랴 카메라를 싸들고 농장에 다녀왔다. 해가 질 때 쯤이면 선선하겠거니 생각하고 늦게 출발했는데 하루 종일 해가 뜨지 않아 선선하던 날씨가 농장에 도착하자 마자 격변하여 화창하고 뜨거운 날씨로 변해 버렸다. 농장 시그니처 모히또를 한 잔 얻어 마시고 더위가 가시기를 기다리다가 꽃을 찾아 나섰는데, 의외로 남아 있는 양귀비 꽃이 겨우 한 송이 있어서 집중하다보니 그 사이에 모기가 달겨들었고 모기를 쫓다 보니 급하게 챙겨간 카메라 배터리가 똑 떨어지는 순간에 양귀비의 꽃잎도 똑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수북한 잡초 사이로 숨어 피어 있는 도라지 사진을 찍겠다고 낫을 든 언니를 졸라 풀을 베어 겨우 사진을 찍고, 길가에 핀 코스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