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만 미대생이라도 그림 그리는 게 싫을 수 있다. 재료에 능숙하지 못하고 내 뜻대로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며 좋은 결과물을 낼 때까지 연습하기에는 재료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망칠때마다 다시 그릴 때마다 짜증났던 그 렌더링을 다시 해야 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학부전공이 산업디자인이라서 제품디자인과 렌더링은 경험이 있어서 지금은 다행이긴 하지만, 어떻게 그려가도 C밖에 못 받고 늘 0.5번 마카가 동나서 비싼 마카값이 감당이 안되던 그 때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서 그냥 싫다. 마카는 싫다. 요즘은 화실에서 입시 준비를 하지 않고 수시로 실기 전형 없이 디자인 전공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더 놀라운 사실이었고, 실제로 손으로 직접 그림을 그릴 줄 모르는데 어떻게 디자인을 할 수 있나 의아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