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PPING

욕심을 더 부리면 좋았을 뻔 했던 피그먼트 펜, 톰스스튜디오 루모스 미니

d0u0p 2024. 8. 14. 08:10
728x90
반응형

오블리크 펜홀더를 구매한 덕분에 해당 브랜드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홀랑 낚여서 '루모스'라는 펜을 하나 더 구매했다.

2024.06.22 - [SHOWPPING] - 펜촉 사이즈에 구애받지 않는 신개념 펜 홀더, 톰스 스튜디오 오블리크 캘리그라피 펜

 

펜촉 사이즈에 구애받지 않는 신개념 펜 홀더, 톰스 스튜디오 오블리크 캘리그라피 펜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점점 더 다양한 크기의 펜촉들이 손에 들어오게 되면서 어떻게 해야 이놈들을 두루두루 다 써 볼 수 있을까 궁리하던 차에 찾게 되었던 펜 홀더가 톰스스튜디오의 오블

d0u0p.tistory.com

톰스 스튜디오 홈페이지에 가 보면 오블리크 펜홀더 외에 다른 다양한 펜들이 보이는데, 그 중에서 눈에 보이도록 크게 띄워 놓고 있는 펜이 원하는 잉크를 마음대로 리필해서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고, 팁의 종류도 마음대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 펜인 루모스였다. 어떻게 보면 만년필의 확장판이라고도 볼 수 있고, 만년필 닙과는 다른 형태의 브러시 닙이나 파인라이너 닙, 펠트 닙 등 다양한닙들을 두루 두루 교차해서 원하는 잉크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만들어졌으니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블리크 펜홀더는 국내에서 대행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있어서 쉽게 주문해서 받았는데, 루모스는 직접 홈페이지에서 주문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주문한 펜이 바다 건너 도착하고 나서야 이 펜은 영국으로부터 출발한 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루모스도 종류가 여러가지였는데 그 중에 휴대하기 쉬워 보이는 미니를 선택했다. 이로시주쿠 잉크를 넣고 브러시 펜으로 글씨를 써 보면 좋겠다 싶었는데, 막상 받아서 브러시 팁을 사용해 보니 여전히 붓글씨는 아름답게 써지지 않아서 브러시 팁은 눈물을 흘리며 다시 곱게 접어 두고 파인라이너 팁으로 바꿔야만 했다. 

마침 펜 스케치 드로잉 강의도 듣고 있으니, 두꺼운 선을 그을 때 사용할 몽블랑 만년필에 사용하는 잉크와 동일한 피그먼트 잉크를 채우고, 가는 선을 그을 때 루모스를 사용하면 좋겠다 싶어서 가장 가는 규격인 0.1 파인라이너 팁을 꽂아 보았다. 그러고보니 코픽 라이너도 팁을 갈아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 따로 있기도 하고, 모나미 플러스펜도 잉크를 다양하게 직접 조합해서 만들어 채워 쓸 수도 있으니 루모스가 전혀 새로운 타입의 펜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물 건너 온 제품을 손에 받아 쥐고서야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 이제 손에 쥐고 잘 써 볼 수 밖에 없다. 

루모스 미니 패키지에는 기본 펜과 잉크, 0.3 규격의 팁이 세 개가 포함되어 있고, 잉크를 리필할 때 사용하는 레저부아와 다양한 팁이 다 들어 있는 전체 팁 세트를 하나 더 추가 구매했다. 

레저부아는 모나미 플러스펜이나 마카펜 등을 분해하면 그 안에서 볼 수 있는 잉크가 충전되어 있는 그것과 매우 닮아 있었다. 모나미에서 요즘은 다양한 잉크를 직접 조색해서 사용하도록 서비스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각성하고 팁까지 바꿀 수 있게 만들어 주면 더더욱 승승장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쑥 들었지만, 내가 다니는 회사도 아니고 뭐, 내 알 바는 아니다. 알아서들 하시겠지. 나는 손에 쥔 펜으로 그림이나 잘 그려 보자. 

팁을 꽂아 연결하도록 만들어지 캡 부분은 손을 직접 대서 돌리면 손가락이 잉크 범벅이 될 수 있다. 잉크 범벅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실리콘 캡도 함께 포함되어 있는데, 이거 분명히 언젠가는 분실할 것만 같다. 패키지 상자 그대로 잘 보관해야겠다. 

몽블랑 피그먼트가 번지나 안번지나 너무 조마조마하지만 아주 살짝 연하게 수채 물감을 올려 보니 그럭저럭 봐줄만은 한 것 같다. 펜스케치 드로잉 수업에서 펜 쥐는 법에 대한 가이드를 받아 보니 루모스 미니는 드로잉에 적합한 펜은 아니라 심기가 불편해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당장 두 가지 팁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더블팁으로 바꿔 구매할 계획은 없으니 일단 참고 잘 달래가며 써 보기로 한다. 더블팁 모델은 황동에 알루미늄 바디까지 출시되어서 너무 매혹적이지만 가격이 너무 매혹적이지 않아서 당분간은 마음 속으로만 보관해 보기로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