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퍼가 없는 것도 아니고 전용 드립 주전자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집구석에 고이 모셔두고 있는 놈들을 또다시 찾아서 사무실로 들고 오기가 심란해서 일단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드리퍼를 구매해 보기로 결심을 하다 찾아낸 놈이 펠로우의 스태그X였다.
더블월글라스로 내려받을 수 있는 놈이 멋있어 보였는데, 국내에서 판매중인 제품을 찾아 보니 드리퍼 단품만 8만원선이었고, 더블월글라스 또한 8만원 정도 더 추가해야 셋트로 구매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뭐 그냥 쓰던 컵에 내려야겠다 생각하고 단품을 주문 시도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재고가 없어 주문을 취소해야 했다. 다른 경로인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매장이거나, 재고 여부가 불투명해 보이는 얼마 안되는 선택지 사이에서 더블월글라스와 셋트로 주문이 가능한 제품을 찾았는데 심지어 가격도 10만원대 초반이었다. 물론 해외배송이라 조금 더 기다려야 했다. 리뷰를 보니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고 하고, 정말 더블월 글라스가 포함인지 의심스러웠지만 믿어 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일주일보다 조금 더 기다렸던 펠로우 스태그X 푸어오버 셋트가 집에 도착했고, 모래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 공장에서 날아왔다고 해야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먼지가 묻어 있는 박스를 열어 보았다.
박스 옆에 구성품에 대한 안내가 자세히 적혀 있다. 잊지 않고 사진으로 남겨 둔다. 구성품 중에 Ratio Aid라고 표기된 컨테이너를 사용하면 드립할 때 필요한 원두의 정량을 맞출 수 있다고 적혀 있다. 혹시나 싶어서 10g짜리 커피스푼으로 계량해보니 두 스푼 꽉 채워 담으면 점 하나에 맞게 딱 떨어진다.
보통 혼자 마실 양을 내릴거라서 20g 정도만 담으면 되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경사진 슬로프가 있는 드리퍼가 꼭 효용성이 있는 것인지는 또 잘 모르겠다.
사실 이 놈들을 챙겨 들고 농장에라도 나가서 커피를 내려 마셔볼까 하는 마음도 없지 않긴 했지만, 구성품이 또 주렁주렁이다보니 사무실에서 쓰기만도 버거울 것 같다. 들고 나갔다가는 반 정도는 분실할 것 같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로스터리에서 드립용으로 분쇄해서 받아온 디카페인 원두를 내려보기로 했다. 일단 20그람을 채워 보았는데, 이 Ratio Aid라고 적혀진 물건에는 보조도구일 것 같은 애매한 깔때기 형태의 스뎅이 하나 더 있어서 대체 뭐에 쓰는 물건일까 궁금했는데, 계량한 원두를 필터를 깔아 놓은 드리퍼에 넣으려니 가루가 다 밖으로 탈출하고 난리였다.
아마도 이 알 수 없는 보조도구같이 생긴 스뎅을 이렇게 깔때기처럼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올려 놓고 가루를 담아 보았다. 흘리지 않고 잘 넣을 수는 있었는데, 정말 이 용도인지 너무 궁금하다.
드립 전용 포트를 사용하지 않고 일단 사무실에서 차 마실 때 사용하던 비이커 형태의 찻주전자로 내렸다. 첫 날은 꽤 성공적인 디카페인 커피였는데, 다음 날은 또 시큰둥한 커피라 결국 드립 포트를 가져와보기로 했다.
정성껏 내리면 조금 나은 것 같기도 한데, 딱히 뭘 잘 못 했는지 모르겠다. 원두 탓일까? 드립포트 탓일까? 사람 탓일까?
일단 드립포트가 어디 있는지부터 생각해 보기로 한다. 어딘가에 잘 치워뒀는데, 너무 잘 치워 둔 탓에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드린포트까지 들고와서 내렸는데 맛이 없으면, 원두를 바로 로스팅해 준다는 백화점 매장 도조에 다녀오기로 한다.
2024.02.23 - [DRINGKING] - 원두를 주문하면 바로 로스팅해 주는 로스터리 카페, 더현대서울 도조
'SHOWPP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짝 반짝 빛나는 다이어리 꾸미기용 스티커 프린터 캐논 인스픽 P2 (0) | 2024.05.09 |
---|---|
고장난 브레오 손마사지기를 찾을 수 없어 새로 산 손마사지기, 아이오랩 아이핸드 (0) | 2024.04.13 |
탄수화물보다 단백질 더 넣어 직접 구워 먹으려고 구매한 타코야끼 그릴 팬 (0) | 2024.03.18 |
신제품 덕에 저렴해진 가격으로 구매한 구형 와콤원 (0) | 2024.03.04 |
스뎅 스멜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스뎅 텀블러, 펠로우 텀블러 (1) | 2024.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