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핑크색 아이스박스가 왠지 작년 생선으로 얻은 할리스의 연어 핑크색 캠핑 카트와 어울리는 색조의 핑크색임을 확인하고 올 해는 그래도 줄은 안 서게 해 준다길래 거의 매일 꾸준하지만 천천히 한 잔 씩만 마셔서 프리퀀시를 적립하다 보니, 프리퀀시를 다 모았을 때에는 이미 이벤트 기간 중간 쯤이었고, 그 때는 새벽에 눈 비비며 일어나 예약을 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일곱시부터 예약을 할 수 있었지만 정확히 일곱시에 앱을 켜고 들어가면 이미 한정된 물량은 예약이 끝난 상태라 다음 날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새벽 여섯 시 쯤 일어나 앱을 켜고 일곱시까지 반 쯤 감은 눈으로 기다렸다가 겨우 예약을 했다.
이벤트 기간이 끝날 때 쯤에는 서버가 다운될 지경이었다고 하니, 다음에 뭐라도 하려면 그냥 애시당초 부지런히 마셔서 후딱 마감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겠다.
살구색에 가까운 핑크색인데 사진을 찍으면 오묘하게 다른 색처럼 보였다. 촬영할 때 조금 과하게 노출 설정을 하면 차가운 베이비 핑크처럼 보이기도 해서 실물이랑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패키지가 일반 박스보다는 날렵하고 가벼운 느낌이고 핑크색이기도 해서 뭐라도 넣을 수는 있겠다 싶어 구석에 짱박아뒀다. 도대체 왜 추가했는지 모르겠는 빨강 흰색 띠 스티커는 대충 아무데나 붙여 버렸다.
뭐 음료 한 잔 씩 부지런히 마셔서 쓸 만한 뭐라도 받으니 프리퀀시를 모으겠다고 부지런을 떨고 광클릭을 하고는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깟 부직포 쇼핑백 하나도 아이스박스를 구매하는 사람만 한정으로 살 수 있다는 상술에 홀랑 잘도 놀아났으니 나는 진정한 호갱이다. 그냥 패키지 박스 손잡이를 잘 만들면 되는데, 굳이 불편하게 대충 뚫어 놓고, 손잡이가 불편하게 생겼는데 아이스 박스 사신 분들만 사실 수 있는 한정 쇼핑맥을 구매하시겠냐고 물으면 더운 날씨에 그 큰 아이스 박스를 부여 잡고 땀 흘리며 가느니 내가 그냥 2,500원 내고 사고 마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것을 놈들은 이미 알고 이렇게 만들었겠지 않나 싶었다.
음료도 부지런히 마셨고, 클릭도 부지런히 했는데, 2,500원을 또 내고 아이스박스를 사 온 느낌이었다. 작작들 해라. 돈 많이 벌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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